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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에코페미니스들의 컨퍼런스: 세상을 뒤집는 다른 목소리’ 여성환경연대 주관, 한국여성재단 후원으로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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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에코페미니스들의 컨퍼런스: 세상을 뒤집는 다른 목소리’ 여성환경연대 주관, 한국여성재단 후원으로 진행
  • 김지현 기자
  • 승인 2019.07.08 22: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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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광화문 KT 스퀘어 드림홀에서 여성환경연대 주관, 한국여성재단 후원으로 ‘2019 에코페미니스트들의 컨퍼런스: 세상을 뒤집는 다른 목소리’ 행사가 진행됐다. 올해 4번째를 맞은 이번 컨퍼런스는 “새로운 길을 찾아 떠나다”라는 주제로 취약계층의 사회적 돌봄과 자립, 탈소비주의, 비거니즘과 페미니즘 등의 키워드로 TED 방식 강연을 진행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다양성의 공존과 상생 가치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가 오고갔다. 이날 사회를 맡은 서울시 여성가족재단 이은희 여성정책실장은 “세상을 뒤집거나 참석한 사람들의 세계가 뒤집히는 특별한 날이 되길 바란다”며 행사를 시작했다. 

-무사히 할머니가 될 수 있을까

장혜영 감독 [출처 = 여성환경연대 트위터]
장혜영 감독 [출처 = 여성환경연대 트위터]

이날 첫 번째 발표는 다큐멘터리 ‘어른이 되면’의 장혜영 감독이 맡았다. 장혜영 감독은 ‘무사히 할머니가 될 수 있을까?’라는 주제로 사회적 돌봄과 자립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장혜영 감독에게는 발달 장애를 가진 30대 초반의 여동생이 있다. 13살부터 시설에 맡겨졌던 동생은 2년 전 지역사회로 돌아왔다. 이 경험을 통해 장 감독은 우리 사회가 장애와 비장애가 함께 공존하며 살기 힘들다는 것을 깨달았다. 장 감독은 장애 유무와 상관없이 모든 시민들이 인간의 존엄성을 보장받을 수 있는 사회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어 동생의 탈시설 이후 6개월의 일상을 ‘어른이 되면’이라는 다큐멘터리와 동명이 책에 담았다고 한다. 장혜영 감독은 ‘모든 사람의 인간다운 삶이 보장되지 않는 사회는 나의 인간다운 삶이 보장되지 않는 사회다’라고 말했다. 장 감독은 모든 사람의 삶이 존엄성을 보장받지 못하는 이유는 장애 뿐 아니라 여성, 빈곤같은 구조적 문제를 당사자 개인의 문제로 보는 사회 인식 때문으로 봤다. 우리 사회가 장애를 문제로 인식하고 있지만, 장애는 장애일 뿐이지 문제가 아니라고 말했다. 사회는 장애 당사자를 추방해버리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할 것이 아니라 더 나은 교육환경 같은 물리적 환경이나 문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장 감독은 무한한 불확실성을 혼자 견딜 수 있는 개인은 없다며 공동체가 함께 개개인의 삶을 든든히 떠받쳐 인간이 생명으로서 존엄하게 살아간다면 모두가 무사히 할머니가 될 수 있을거라 말하며 끝을 맺었다. 

- 정치하는 엄마가 이긴다

발표하는 장하나 활동가 [출처 = 여성환경연대 트위터]
발표하는 장하나 활동가 [출처 = 여성환경연대 트위터]

이어서 단체 ‘정치하는 엄마들’의 장하나 활동가가 발제를 이어갔다. 19대 국회의원이었던 장하나 활동가는 국회의원 임기 도중 임신과 출산을 겪었다. 그 경험을 통해 임신, 출산, 육아의 정치적인 부조리들을 발견했다고 한다. 장하나 활동가는 출산으로 인해 부당해고를 당하는 경우가 있으며, 2015년 한국사회연구원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교사공무원 11%, 민간기업 49.8% 의 여성들이 출산에 의해 경력단절이 되었다고 한다. 또한 남편이 ‘독박육아’로 인한 육아 우울증을 겪었던 자신의 경험도 이야기했다. 장하나 활동가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나의 삶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 할 수 없다며, 정치를 제외하고는 문제를 해결할 대안이 없다는 정치의 중요성을 말했다. 

- 사랑할까 먹을까

발표하는 황윤 감독 [출처 = 여성환경연대 트위터]
발표하는 황윤 감독 [출처 = 여성환경연대 트위터]

이날 세 번째 발제는 영화 ‘잡식가족의 딜레마’ 황윤 감독이 맡았다. 발표 제목은 ‘사랑할까, 먹을까’였다. 2010년 말 뉴스에서 불과 몇 개월 동안 350만 마리 소, 돼지가 살처분 당하는 모습이 나왔다. 황 감독은 동물을 대하는 인간의 모습을 보면서 고기들의 삶이 궁금해졌다고 한다. 그래서 돼지를 사육하는 곳에 가게 된다. 그 곳에서 한 암퇘지가 1박2일에 걸친 진통 끝에 8마리의 새끼를 모습을 보았다. 그리고 자의와 상관없는 임신을 다시 하기 위해 새끼들과 분리될 때 힘들어하는 모습을 봤다고 한다. 분리된 어미 돼지는 틀에 갇힌 채로 발정제를와 정액을 투입받는다. 그렇게 어미 돼지는 임신과 출산을 반복하다. 새끼 돼지들은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송곳니와 꼬리가 잘리고 마취 없이 거세를 당한다. 이는 돼지뿐 만이 아니다. 소, 닭도 이 같은 공장형으로 축산된다. 암탉들은 날개를 펴보지도 못한 채 평생 알을 낳다가 도축된다. 암소들은 출산과 동시에 새끼들과 분리되어 축유 당한다. 황윤 감독은 동물 억압은 여성 억압 서사와 비슷하다고 말했다. 동물들이 새끼를 낳아서 고기 생산량 증가에 이바지하듯이 여성들은 가부장 혈통을 잇는 출산을 강요받아 온 것이다. 여성들은 표면적으로 밖에서 일할 기회가 주어졌지만 여전히 경력단절과 저임금에 시달리면서 가사 노동을 떠맡고 있다고 지적했다. 황 감독은 여성을 출산 도구로 여기는 폭력에 저항해서 가부장제와 육식주의를 거부한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해방감을 느꼈다며, 비인간 동물들의 목소리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이 외에도 남수정 비전화제작자가 강화도에 있는 작은 섬에서 농사를 짓고, 생태공동체를 꾸리며 건강하고 즐겁게 살아가는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또한 이보은 ‘마르쉐’ 기획자가 옥상 텃밭을 일궈 키운 농산물을 그 자리에서 시장으로 만들어 팔며 생산자와 소비자가 농사라는 가치 안에서 관계를 쌓아간 마르쉐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서울시 여성가족재단 이은희 여성정책실장
서울시 여성가족재단 이은희 여성정책실장

행사를 마치며 이은희 여성정책 실장은 여성환경연대가 9월 4일로 20주년을 맞는다며 환경적이고 성평등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자급과 연대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앞으로도 많은 성원을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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