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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국제도서전, 작가와의 만남 ‘새로운 젠더 감수성의 출현-퀴어’, 김봉곤, 박상영 소설가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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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국제도서전, 작가와의 만남 ‘새로운 젠더 감수성의 출현-퀴어’, 김봉곤, 박상영 소설가 참여
  • 김지현 기자
  • 승인 2019.07.02 03: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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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재로 등장하던 퀴어, 새로운 비평대상으로 떠올라

[너겟뉴스 김지현 기자] 2016년 1월 새해 시작, 농도 짙은 퀴어 소설 ‘오토’가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며 김봉곤이라는 퀴어 소설가가 등장했다. 그리고 그해 끝을 알리는 12월, ‘패리스힐튼을 찾습니다’라는 단편이 문학동네 신인상을 받으며 박상영 소설가가 알려진다. 박상영 소설가는 데뷔하자마자 ‘현대문학’ 지면에 ‘중국산 모조 비아그라와 제제, 어디에도 고이지 못하는 소변에 대한 짧은 농담’(이후 ‘제제’)이라는 퀴어 소설을 실었다. 퀴어 소설이 주목받은 한해였다. 

서울국제도서전에서는 6월 22일 3시 ‘새로운 젠더 감수성의 출현-퀴어’라는 주제로 작가와의 만남 행사가 있었다. 이날 행사에는 김봉곤 소설가와 박상영 소설가가 참여하여 퀴어 문학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주말을 맞아 많은 방문객이 이날 서울국제도서전 행사에 참여했다.

서울국제도서전에서 독자들을 만나고 있는 김봉곤 소설가, 박상영 소설가 [사진 = 김지현 기자]
서울국제도서전에서 독자들을 만나고 있는 김봉곤 소설가, 박상영 소설가 [사진 = 김지현 기자]

두 소설가는 서로의 데뷔작에 대해 이야기하며 행사를 시작했다. 김봉곤 소설가는 작품을 투고하게 된 경위에 대해서 있는 그대로 자기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서였다고 한다. 자신에게 퀴어는 일상적이고 자연스러운 것이기에 사회적 한계는 있겠지만 자신을 퀴어 작가라고 규정하는 것이 한계로 느껴지진 않는다 밝혔다. 박상영 소설가는 문학동네에 ‘패리스 힐튼을 찾습니다’와 퀴어 소설인 ‘제제’를 함께 투고하였으나, ‘패리스 힐튼을 찾습니다’로 당선되었다고 한다. 박상영 소설가는 두 단편 중 ‘제제’에 대한 애정이 더 컸기에 ‘패리스 힐튼을 찾습니다’로 당선된 것이 한편 아쉬웠다 밝혔다. 박 소설가는 ‘제제’라는 작품은 소설을 쓰고 나서 ‘데뷔를 못 해도 여한이 없을 것 같다’고 생각할 정도로 스스로 만족했던 작품이었기에, 데뷔 후 청탁이 들어오자 ‘제제’를 냈다고 말했다.

서울국제도서전에서 독자들을 만나고 있는 김봉곤 소설가 [사진 = 뉴스페이퍼]
서울국제도서전에서 독자들을 만나고 있는 김봉곤 소설가 [사진 = 뉴스페이퍼]
서울국제도서전에서 독자들을 만나고 있는 박상영 소설가 [사진 = 뉴스페이퍼]
서울국제도서전에서 독자들을 만나고 있는 박상영 소설가 [사진 = 뉴스페이퍼]

'퀴어 문학’?
두 소설가는 서로의 데뷔작 소개를 마친 후 퀴어 문학의 정의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김봉곤 소설가는 퀴어 소설에 정의를 내리고 나면 맥락과 상관없이 발췌, 인용되는 경우가 있다며, 퀴어 문학을 정의하기 조심스러워했다. 김 소설가는 개개인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에 따라 점점 더 정의가 많아지고 있는 것 같다며, 창작자 입장에서 봤을 때는 ‘어떤 대체될 수 없는 인물이 퀴어인 경우 퀴어 문학’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 인물이 퀴어가 아닐 경우 이야기가 성립되지 않고 전혀 다른 이야기가 되면 퀴어 문학이라는 것이다. 박상영 소설가는 이에 동의했다. 퀴어가 등장하거나 퀴어로서의 맥락이 존재하는 모든 문학이 퀴어 문학이라며, 퀴어 문학 중에서도 여러 가지 갈래로 갈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퀴어 문학’이 전면에 나타난 이유?
이러한 퀴어 문학이 한국문학, 문단 문학에서 중요한 요소나 비평대상으로 떠오르는 데까지 어떤 과정이 있었는지 이야기를 나눴다. 김봉곤 소설가는 퀴어가 한국문학에서 언제나 있어왔지만, 전면으로 내세우기보다는 하나의 소재로 쓰였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국문학이 새롭게 시작할 수밖에 없던 사건이 있었다며, 그 첫 번째 이유로 2015년 신경숙의 표절 사건을 짚었다. 표절 그 자체도 문제지만 작가와 작가를 둘러싼 문단 권력에 대해서 반성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김봉곤 소설가가 내세운 두 번째 이유는 2016년 불거진 문단 내 성폭력이었다. 한 작가의 표절 앞에서는 남의 일처럼 굴 수 있었던 사람들도 이 문제에서만큼은 피해자, 가해자, 방관자로 속해있었다.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고 대부분의 피해자였던 여성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되찾자 오래된 남성의 언어가 아닌 ‘나의 목소리로 말하자’라는 슬로건이 생겼다고 한다.

또한 퀴어 문학이 담론으로 나올 수 있는 것은 그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사회적 토대가 형성되었다는 것도 큰 이유다. 박상영 소설가는 1994년 이상문학상 수상 최윤의 ‘하나코는 없다.’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주인공 ‘장진자’는 소설 속에서 주체적인 삶을 사는 여성이자 퀴어로 묘사되지만 94년 이상문학상 수상 당시 인간 실존의 위기, 자아의 분열에 대한 이야기로 받아들여졌다 한다. 그때도 퀴어 문학이 존재했지만, 한국 사회가 받아들이고 읽고 해석할 능력이 없었던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김봉곤 소설가와 박상영 소설가는 자신들의 등단을 두고 제1세대 퀴어 문학의 출현이란 말을 듣는 것은 어색하다고 말했다. 퀴어는 이광수의 작품 ‘윤광호’(1918)에서도 나오듯 이미 100년 전부터 다뤄졌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황정은 소설가의 단편 소설 ‘뼈 도둑’, 윤이형 소설가의 단편 소설 ‘루카’와 같은 작품이 문학적 성취에 대해 찬사까지 받은 이례가 있다. 트랜스젠더임은 밝혔던 김비 작가도 계속 책을 내고 있다며 박상영 소설가는 ‘우리에게 1세대라고 하는건 그들의 존재를 지우는 위험한 발언’이라고 말했다. 

요즘 퀴어 문학?
그렇다면 요즘 퀴어 문학은 이전의 퀴어 문학과 어떤 차이가 있을까? 김봉곤 소설가는 2018년 문학동네 신인 문학상 평론 부문을 수상한 김건형 평론가의 글을 인용하며 이야기를 이어갔다. 김봉곤 소설가는 예전 문학에서는 퀴어가 너무나 문학적으로 문학적 상징, 성장, 문학적 일탈, 이질감, 문학적 알레고리, 재난의 일종, 유토피아로 소환되었으며, 한국에는 야오이나 팬픽 문화로 사용되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요즘 한국 퀴어 작가들은 한국 퀴어 문학을 이어받음과 동시에 외국의 드라마 ‘루킹’이나 ‘포즈’ 같은 세련된 퀴어 문화를 받아들여 새로운 세대의 미감을 장착하고 자신들만의 내밀하고 사소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며 최근 퀴어 문학이 이전의 퀴어 문학과 다른 점을 설명했다. 

박상영 소설가는 한국에 새로운 퀴어 문학이 자리 잡았던 이유 중 김봉곤 소설가의 출현이 중요하다며 자신 역시 그 수혜를 입고 작품을 쓰고 있다고 밝혔다. 그에 대해 김봉곤 소설가는 퀴어 작가가 문단계에 자신만 있었다면 묻힐 수 있었는데 박상영 작가가 다양한 글로 퀴어 문학을 하고 있어 자신도 빛날 수 있었다고 말하여 서로의 존재가 자신이 퀴어 문학을 하는데 얼마나 힘이 되는지 이야기했다.

이날 서울국제도서전 작가와의 만남을 마치며 김봉곤 소설가는 퀴어 작가로서 자신이 쓰는 글이 누군가에게 상처를 줄 수도 있기에 그에 대한 책임감이 있다고 말했다. 박상영 소설가는 이에 동감하며 퀴어 당사자나 힘들었던 사람이 ‘나의 얘기를 써준 것 같다’고 해서 퀴어 문학을 하는 것이 더 이상 자신 혼자 하는 작업이 아니라는 자각을 했다고 한다. 두 소설가는 작가란 독자의 존재를 자각하고 세상을 향해 얘기하는 직업이기에, 더 치열하게 책임감을 갖고 고민해야겠다며 작가로서 사명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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