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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더와 권력, 한국여성단체연합, 제1차 성 평등 포럼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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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더와 권력, 한국여성단체연합, 제1차 성 평등 포럼 개최
  • 김종화 기자
  • 승인 2019.06.18 22: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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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겟뉴스 김종화 기자] 지난 12일 오후 7시 한국여성단체연합이 주최하고 여성가족부가 후원한 2019년 제1차 성 평등 포럼 ‘젠더와 권력’이 여성미래센터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에서는 젠더와 권력의 상관관계를 말하며, 이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졌다. 

제1차 성 평등 포럼 발제자 이진옥 대표, 신경아 교수, 사회자 조숙현 변호사
제1차 성 평등 포럼 발제자 이진옥 대표, 신경아 교수, 사회자 조숙현 변호사 [사진 = 김종화 기자]

이날 포럼은 조숙현 변호사의 사회 하에 진행됐으며, 신경아 한림대학교 교수가 ‘백래시에 올라탄 정치’를, 이진옥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대표가 ‘정치혐오와 여성혐오의 교차로에서 멈춰 선 할당제’를 주제로 발제했다. 발제 이후에는 참석자들과 질의응답 시간이 이어졌다.

신경아 교수, “보수 정권은 백래시의 정치, 계속할 것인가?”

신경아 한림대학교 교수 [사진 = 김종화 기자]
신경아 한림대학교 교수 [사진 = 김종화 기자]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신경아 교수는 ‘20대 청년들은 자신 스스로 잉여, 루저, 주변부에 놓인 취약한 존재’로 인식하고 그 원인을 여성과 페미니즘으로 돌리고 있는 점에 주목한다. 정치권이 “여성과 반페미니즘의 감정을 활용하여 정치적으로 기득권을 유지하는데” 중요한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신경아 교수는 이날 포럼의 발화 지점은 “20대 남성들이 문재인 정부에 등을 돌리고 있다”는 데서 출발했다고 밝혔다. 지난 20여 년 간 20대의 정치의식은 “진보적이지 않았고, 중도 좌파나 무관심, 무당파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었는데, IMF 이후 20대 여성들의 정치의식은 미투(#MeToo) 사건을 겪으면서 눈을 뜨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신 교수는 20대 여성들이 진보 쪽으로 이동하기 시작하면서, 현 대통령 지지율이 높아진 반면에 20대 남성의 대통령 지지율은 낮다고 말했다.

2019년 2월 4주 대통령 직무 수행 평가 [ 자료 출처 = 한국갤럽]
2019년 2월 4주 대통령 직무 수행 평가 [ 자료 출처 = 한국갤럽]

2019년 2월 한국갤럽 조사에 의하면, 대통령 직무 수행 평가에 20대 남성들이 문재인 정부에 등을 돌리고 있는 반면에 20대 여성들은 대통령 지지도가 높다.

신경아 교수는 20대 남성들이 문재인 정부에 등을 돌리고 있는 이유는 “촛불집회를 계기로 헬조선에서 벗어났지만, 여전히 심각한 청년의 고용불안정 상황”에서 길을 찾지 못한 20대 남성들의 분노와 좌절의 표출이라는 것이다. 

신경아 교수는 보수 세력에 의해 “1990년대 말부터 ‘군가산점제’와 ‘데이트 비용의 부담’, ‘취업 스펙에서 남녀 차이’, ‘출산과 양육으로 인한 경력 희생’ 등의 문제가 쟁점화 되면서 여성과 페미니즘에 대한 비난이 ‘여성혐오’ 문제로 이행되었다.”고 전했다. 여기서 페미니즘 반격의 주체는 “보수권력자”라고 진단하면서 ‘보수정치의 반페미니즘 여성 혐오 논란’을 ‘반문정서의 역차별 의식, 반페미니즘으로 치환’하여 “20대 남성들을 이 시대의 피해자로 몰았다고” 밝혔다.

신경아 교수는 남성이 역차별을 받고 있다는 피해의식과 여성 혐오는 “페미니즘에 대한 반격인 백래시(Backlash)가 커지는 원인”으로 보았다. 백래시의 감정적 토대인 ‘르상띠망(ressentiment)’은 분개(resentment)인데, 정의와 인정 지위의 실패로 중요한 정치적 동력의 중심(시위 사회운동, 정치적 소동부터 혁명까지)에서 어떤 감정’들을 만들어 내는 것을 말한다. 불공정하게 대우받고 있다는 감각에서 형성되는 도덕적 감정이라는 것이다.

한국 사회에서 20대 청년 남성들이 가지고 있는 분개(resentment)는 복수심(revenge)이나 자신을 타인과 비교하고 자신의 열등감에 분노하는 시기심(envy)이라고 신경아 교수는 설명한다. 이런 복수심이나 시기심이 “여성 혐오의 감정으로 전이되고, 스스로 피해자가 되었다가 위치가 전도되면서 가해자가 된다.”며 이렇게 ‘르상띠망은 희생양이 필요하고, 복수심을 분출하면서 타인의 불행에서 자신의 부정적인 쾌락을 실현’한다는 것이다.

신 교수는 대중을 다스리는 정치적인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대중들의 감정을 활용하는 것이라며, “20대 청년들이 느끼는 르상띠망의 감정”을 정치권에서 정치에 동원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이는 20대 청년들의 백래시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통치성의 문제’라는 것이다.

이진옥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대표, "정치에서 여성은 여전히 남성권력에 순응하는 상징(token)집단에 불과하다"

이진옥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대표 [ 사진 = 김종화 기자]
이진옥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대표 [ 사진 = 김종화 기자]

‘정치혐오와 여성혐오의 교차로에서 멈춰 선 할당제’를 발제한 이진옥 대표는 현재 한국 사회에서 할당제의 찬반 논쟁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을 설명하며, 할당제가 왜 필요한지 함께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할당제의 반대하는 견해를 가진 사람들에게 할당제를 어떻게 뚫고 나갈 것인지, 논리와 팩트를 어떻게 재구성할 것인지에 관해 말했다.

이진옥 대표는 2004년 최초로 1인 2표제가 도입되면서 할당제가 시작되었다며, 지금의 할당제는 비례대표제에 안착되었지만 할당제가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 묻는다면, “할당제 도입에도 불구하고 미미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단순 다수제보다 “비례대표제가 유권자의 의사를 더 잘 반영하는 제도”지만 정부에서는 지속적으로 비례대표 의석 비율을 17대 19.06%, 18대 18. 06%, 19대 18%, 20대 15.65%(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자료)로 감소시켜왔다는 것이다. 현재 전체 의석 비율로 보았을 때 ‘할당제가 없는 일본도 10%’를 차지하고 있는데, ‘한국의 할당제 크기는 단 8%’뿐이라고 했다. 이 지표는 여성대표성을 대변하기에는 너무 부족한 수치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진옥 대표는 ‘할당제에 의해 당선된 여성에 대한 국민적인 의식이 어떻게 유통되고 있는 것인가’에 “국민적인 반감과 낙인화가 여성을 향하고”있으며, “할당제의 수혜자는 엘리트 여성이라는 페미니스트 비판은 다양성 재현의 실패”라고 보았다.

이진옥 대표는 “할당제는 남성에 대한 역차별이라는 담론”이 오가는 현실을 지적하며, 왜 할당제가 필요한지에 관해 이야기 했다.

첫째 한국 사회의 경제적 발전으로 여성 교육 수준과 고용 수준이 높아지게 되면 자연스럽게 여성들 또한 정치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 외에 서구의 선례를 보면 할당제 없이 성공한 나라가 없다고 했다.

둘째 부정론자들이 정치를 할 능력과 자격을 갖춘 여성의 수가 부족하고 여성들 역시 성별을 이유로 선택받기 싫어한다고 하지만 여성의 능력과 자격을 누가 잴 것인가, 누구나 할 수 있는 민주주의의 가치와 미래지향적인 민주적 정당성을 되찾아 와야 한다고 말했다.

셋째 ‘할당제는 실력 우선주의에 위배되는 제도라고 반대론자들이 말하지만, 역설적으로 할당제는 실력 없는 의원들을 밀어내면서 정치인들의 질과 수준을 높여주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넷째 “할당제가 필요한가?”에 젠더 차이 없이 여성이나 남성이나 똑 같이 ‘그렇다’라고 대답한다면서 ‘할당제는 역차별’이라고 느낀다는 것이다. 하지만 여성할당제는 오히려 남성에게도 동등하게 적용이 될 수 있고 그렇게 되면 국회의 다양성이 보장이 된다고 설명한다. 그러면서 한국 사회의 팽배한 능력주의가 어떠한 의미를 갖는지 페미니즘을 재구성해야 하는 여성에게 할당제라는 하는 것은 중요한 의제로 작용한다고 덧붙였다. 

이진옥 대표는 “비례대표가 세계적으로 확대됨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현재의 제도 하에서는 보완하기 보다는 축소되는 상황으로 가고” 있는 것에 우려를 표했다. 현재 비례대표제의 성별성을 살펴보면, ‘20대 지역구 여성의원 26명 중 비례대표로 정치경력을 시작하는 의원이 17명(65.3%)인 반면에 “남성은 절대 다수가 지역구를 통해 정치에 진입”한다고 밝히며, 20대 선거에서 남성 초선 의원 중 지역구 82명, 비례대표 22명(78.8%)이었지만 여성 초선 지역구는 단 3명이라는 것이다. “할당제를 축소하는 것은 여성 대표성을 저해”하는 것이라고 강하게 말했다.

국회의원 선거 제도 변경 안에 대한 의견 (자료출처  = 한국 갤럽)
국회의원 선거 제도 변경 안에 대한 의견 (자료출처 = 한국 갤럽)

이진옥 대표는 할당제는 실질적으로 남녀평등을 구현할 수 있는 시스템이며, 정치적 다양성을 재현할 수 있는 제도라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그러나 전 세계가 할당제를 넘어 성균성(gender balance)을 고민하는 지금, 한국의 상황은 “할당제는 규범이고, 해야된다”라는 인식은 있지만 할당제에 관한 “실천적 의식은 전혀 보이지 않고”있다며, 이것은 “여성에 대한 가치판단 의식을 드러내는 실례”라고 보았다.

발표가 끝난 후 포럼 참석자들과의 질의응답 시간으로 이어졌다. 한 참여자는 “페미니즘에 등 돌리고 있는 사람들과의 대화가 가능하냐”고 물었다. 페미니즘에 관해 말하는 것조차 거부하고 있는 이들과 어떤 식으로 대화를 해나가야 할지 막막한 심경을 토로한 것이다. 이진옥 대표는 물론 그들과 대화하는 것은 대단히 어렵지만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자꾸 끄집어내야 한다.”며 그 행위에는 “전시적인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페미니즘을 계속적으로 화두에 올려 눈에 보이는 곳에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 참여자는 “혐오를 강화 시키는 경제적 조건이 바뀌지 않는다면 앞으로 한국 사회가 어디로 갈 것인지?”전망을 물었다. 너무 치열한 일자리 경쟁이 혐오로 전이 되고 있는 게 개인의 문제로 치부되는 상황에서 촛불 집회이후 들어 선 문재인 정부가 확실한 행보를 보여주지 않고 있는 현실을 꼬집은 것이다. 신경아 교수는 정부가 호기롭게 출발 했지만 “구조적인 격차, 구조적인 불평등을 바꾸고 해소하기 위한 충분한 고민을 하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며 “어쩌면 정부에게 모두가 등을 돌릴 수 있다”고 답했다. 

그 외에도 많은 질문이 쏟아져서 포럼은 정해진 시간을 훌쩍 넘기고서야 끝이 났다.

뉴스페이퍼와 인터뷰한 참석자 A씨는 “페미니즘과 정치에 관한 내용을 듣고 평소 자신의 생각과 행동에서 모순을 발견해 부끄러웠다”며 “성 평등을 통해 한국 사회가 진정한 민주주의 사회가 되도록 목소리를 내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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